
’나는 내 부인을 부인이라 부르는 것이 참 싫다. 그 말엔 내가 싫어하는 많은 것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나만 보고 사는 여인, 내 말에 복종하는 여인, 집에 일찍 들어오는 여인, 청소 빨래 육아를 책임지는 여인, 다른 남자는 만나지 않는 여인, …즉 나에게 있어서 당연한 여인. 그에 비해 여자친구란 말엔 내가 좋아하는 많은 것들이 담겨 있다. 나말고도 다른 것에 관심이 많은 여인, 내가 생활의 전부가 아니라 일부인 여인, 내 말이 하나의 의견일 뿐인 여인, 나에게 밥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밥을 사 먹는 여인, 청소 빨래 등은 하지 않고 자기의 꿈을 찾아 열심히 일하는 여인, 다른 남자들도 만나는 여인, 다른 남자들이 빼앗아가려고 넘보는 여인, 즉 나에게 있어 불안한 여인.’ -박진영